파리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현금과 신용카드 문제입니다. 유로를 얼마나 환전해 가야 할까요? 신용카드만 있어도 문제없을까요? 실제로 파리에서 생활하듯 여행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현금과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용카드만으로도 충분하지만
파리는 카드 결제 인프라가 매우 잘 갖춰진 도시입니다. 대부분의 식당, 카페, 상점, 대중교통에서 신용카드를 받습니다. 심지어 작은 빵집이나 동네 카페에서도 비자나 마스터카드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금이 전혀 필요 없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특정 상황에서는 현금이 있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경험상 50유로에서 100유로 정도의 현금을 준비해 가는 것이 적절합니다. 2024년 12월 환율 기준으로 약 7만 5천 원에서 15만 원 정도입니다.
대부분은 카드로 결제하고 현금은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다가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여행 마지막 날까지 현금을 한 푼도 쓰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막상 필요한 순간에 없으면 매우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현금이 꼭 필요한 순간들
파리에서 현금이 반드시 필요한 몇 가지 상황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공중 화장실입니다. 파리를 포함한 유럽의 공중 화장실은 대부분 유료입니다. 가격은 0.5유로에서 1유로 사이인데, 동전 투입식 화장실이 많아서 현금이 없으면 이용할 수 없습니다.
화장실 입구에 관리인이 있는 경우는 직접 동전을 받고, 자동 개폐식은 동전을 넣어야 문이 열립니다. 지폐는 받지 않고 정확한 동전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5유로나 10유로 지폐를 내밀어도 거스름돈을 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차역, 쇼핑몰, 관광지 주변의 공중 화장실은 거의 모두 유료입니다. 여행 중 화장실을 하루에 2번에서 3번 정도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1유로에서 3유로 정도가 필요합니다.
다만 2024년 4월부터 파리의 일부 기차역 화장실은 나비고 교통카드 소지자에게 무료로 개방되었습니다. 리옹역, 생라자르역, 북역, 동역, 오스테를리츠역, 몽파르나스역 등 주요 역의 화장실에서 나비고 카드를 찍으면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역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므로 여전히 동전은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재래시장과 벼룩시장입니다. 몽마르트르 언덕 주변의 작은 상점들, 생투앙 벼룩시장 같은 곳에서는 현금만 받는 가게들이 꽤 있습니다. 특히 골동품이나 빈티지 물건을 파는 작은 부스들은 카드 단말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번째는 교회 헌금이나 기부입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이나 사크레쾨르 성당 같은 유명 교회를 방문하면 입구나 내부에 헌금함이 있습니다. 의무는 아니지만 촛불을 밝히거나 소액을 기부하고 싶을 때 현금이 필요합니다.
네 번째는 길거리 공연 팁입니다. 파리 곳곳에서 거리 공연자들을 볼 수 있는데, 멋진 공연을 보고 팁을 주고 싶을 때 현금이 있으면 좋습니다. 물론 의무는 아니지만 여행의 낭만을 느끼고 싶다면 소액의 동전을 준비해두세요.
다섯 번째는 일부 소규모 식당입니다. 대부분의 식당은 카드를 받지만, 동네의 아주 작은 샌드위치 가게나 케밥집 같은 곳에서는 현금만 받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특히 10유로 이하 소액 결제 시 현금을 선호하는 가게도 있습니다.
신용카드로 결제 가능한 곳들
파리의 거의 모든 곳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식당과 카페는 100퍼센트 카드 결제가 됩니다. 미슐랭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동네 비스트로, 카페, 패스트푸드점까지 모두 카드를 받습니다. 5유로짜리 커피 한 잔도 카드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대형 마트와 슈퍼마켓도 당연히 카드 결제가 가능합니다. 모노프리, 카르푸, 프랑프리 같은 슈퍼마켓에서 물이나 간식을 사는 것도 카드로 해결됩니다.
백화점과 명품 매장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갤러리 라파예트, 프랭탕, 루이비통, 샤넬 등 모든 쇼핑은 카드로 가능합니다. 오히려 고액 결제는 카드가 더 안전하고 택스리펀도 편리합니다.
약국도 카드 결제가 됩니다. 시티파마, 파라마시 같은 약국에서 화장품이나 의약품을 구매할 때도 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과 미술관 입장료도 카드로 결제합니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베르사유 궁전 등 모든 관광지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합니다. 요즘은 온라인 사전 예매가 일반적이어서 현장에서 현금을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대중교통은 어떻게 결제하나
파리 대중교통은 2025년 1월부터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기존 종이 승차권 판매가 완전히 중단되고 나비고 교통카드 시스템으로 전면 전환되었습니다.
나비고 이지 카드는 2유로에 구입할 수 있고, 지하철역 창구나 자동 판매기에서 신용카드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카드를 구입한 후 티켓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단일 티켓은 2.5유로이고, 2시간 동안 지하철과 버스를 환승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권, 일주일권 같은 기간권도 있는데 모두 신용카드로 충전 가능합니다.
2025년부터는 스마트폰 앱으로도 티켓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일드프랑스 모빌리테 앱을 다운받아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앱에서 직접 티켓을 구매하고 스마트폰을 개찰구에 찍어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애플 페이나 구글 페이로도 직접 결제가 가능합니다. 별도의 카드나 앱 없이 스마트폰이나 애플워치를 개찰구에 대면 자동으로 결제되고 입장됩니다.
결론적으로 파리 대중교통은 현금 없이 카드만으로 완벽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현금을 사용할 방법이 없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환전은 얼마나 해갈까
앞서 말했듯이 50유로에서 100유로 정도면 충분합니다. 4박 6일 여행 기준으로 화장실 사용에 하루 2유로씩 10유로, 시장이나 팁으로 20유로에서 30유로, 비상금 20유로 정도를 합치면 50유로에서 60유로가 적당합니다.
쇼핑을 많이 할 예정이라면 조금 더 준비해도 되지만, 고액 쇼핑은 카드 결제가 훨씬 유리합니다. 분실 위험도 적고, 택스리펀 절차도 간편하며, 환율도 현금 환전보다 카드 결제가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환전해 가는 것이 현지 환전소보다 환율이 좋습니다. 공항 환전소는 환율이 불리하니 가급적 은행에서 미리 환전하세요. 최소 출발 2일 전에는 은행에 예약하면 더 좋은 환율로 환전할 수 있습니다.
유로 지폐는 5유로, 10유로, 20유로 위주로 받으세요. 50유로나 100유로 고액권은 작은 가게에서 받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장실이나 시장에서 사용하기에는 10유로, 20유로가 가장 편리합니다.
동전도 약간 준비하면 좋습니다. 한국에서 환전할 때 동전을 주지는 않지만, 파리 도착 후 첫 소액 결제 시 의도적으로 지폐로 내서 거스름돈을 동전으로 받아두세요. 1유로와 2유로 동전이 화장실 이용에 가장 유용합니다.
신용카드 준비는 어떻게
파리 여행에는 해외 결제 수수료가 없는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 신용카드로 해외에서 결제하면 1퍼센트에서 2퍼센트의 수수료가 붙습니다.
하나은행의 하나 원큐 글로벌 카드, 신한은행의 신한 딥오일 카드, 우리은행의 우리 V카드 같은 해외 전용 카드들은 해외 결제 수수료가 면제됩니다. 연회비가 있는 카드도 있고 없는 카드도 있으니 본인 상황에 맞게 선택하세요.
비자나 마스터카드가 가장 범용성이 높습니다. 아멕스나 다이너스는 받지 않는 곳이 종종 있습니다. 두 장 이상 준비해서 하나는 가방에, 하나는 지갑에 따로 보관하면 분실이나 도난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카드 결제 시 대부분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서명을 해야 합니다. 비접촉 결제도 많이 보급되어 있어서 50유로 이하는 카드를 찍기만 하면 결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 카드 결제가 거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해외에서 고액 결제 시 보안상 차단되는 것인데, 출발 전에 카드사에 전화해서 여행 기간과 국가를 알려주면 문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현지 ATM에서 현금 인출하기
현금이 부족하면 현지 ATM에서 인출할 수 있습니다. 파리 시내 곳곳에 ATM이 있고, 지하철 역이나 은행, 편의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체크카드나 신용카드의 해외 현금 인출 기능을 이용하면 됩니다. 출발 전에 카드사에 문의해서 해외 인출 한도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한도를 늘려달라고 요청하세요.
ATM 사용 시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카드사 수수료와 현지 ATM 수수료가 중복으로 붙어서 한 번 인출할 때마다 3천 원에서 5천 원 정도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따라서 자주 인출하기보다는 한 번에 필요한 만큼 인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ATM에서 인출할 때 기계가 환율 선택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현지 통화인 유로로 할 것인지, 본국 통화인 원화로 할 것인지 선택하라는 것인데 반드시 유로를 선택하세요. 원화를 선택하면 ATM 업체가 정한 불리한 환율이 적용되어 손해를 봅니다.
팁 문화는 어떤가
프랑스는 기본적으로 팁이 의무가 아닙니다. 식당 계산서에 서비스 차지가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 메뉴판을 보면 Service Compris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서비스 요금이 포함되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서비스가 특별히 좋았다면 5퍼센트에서 10퍼센트 정도의 팁을 주는 것이 예의입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했다면 10유로에서 20유로 정도 테이블에 남기고 나오면 됩니다.
카페에서 커피만 마셨다면 잔돈 정도만 남기거나 아예 주지 않아도 됩니다. 택시도 마찬가지로 요금의 5퍼센트에서 10퍼센트 정도 팁을 주거나, 잔돈은 가지라고 하면 됩니다.
팁은 현금으로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카드 결제 시 팁을 추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 곳도 있지만, 현금으로 테이블에 놓고 나오는 것이 더 확실하고 직원에게 직접 전달됩니다.
도난과 소매치기 주의
파리는 소매치기가 많은 도시로 유명합니다. 특히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개선문, 지하철 1호선 같은 관광 명소와 대중교통에서 주의해야 합니다.
현금은 최소한만 가지고 다니고, 나머지는 호텔 금고에 보관하세요. 지갑은 앞 주머니나 가방 깊숙한 곳에 넣고, 가방은 항상 앞으로 메거나 손으로 잡고 다니세요.
신용카드 정보도 휴대폰에 사진으로 찍어두거나 클라우드에 저장해두면 분실 시 빠르게 정지시킬 수 있습니다. 카드사 해외 긴급 연락처도 미리 저장해두세요.
지하철에서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문이 닫히기 직전에 가방을 채가거나, 여러 명이 둘러싸서 주의를 분산시킨 뒤 지갑을 빼가는 수법이 흔합니다. 혼잡한 시간대에는 더욱 주의하세요.
만약 도난을 당했다면 즉시 카드사에 연락해서 정지시키고, 가까운 경찰서에 가서 분실 신고서를 받으세요. 여행자 보험 청구를 위해 경찰 신고서가 필요합니다.
환전소와 환전 앱 주의
파리 시내의 환전소는 환율이 매우 불리합니다. 관광지 주변의 환전소는 수수료가 10퍼센트에서 15퍼센트까지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급하게 현금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ATM에서 인출하는 것이 낫습니다.
공항 환전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샤를드골 공항의 환전소는 시내보다 환율이 더 나쁩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급하게 환전하지 말고,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가세요.
최근에는 환전 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트래블월렛 같은 앱에 원화를 충전하면 자동으로 유로로 환전되고, 앱과 연결된 선불카드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은행보다 유리한 경우도 있으니 비교해보세요.
다만 모든 곳에서 사용 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메인 카드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전 팁 정리
마지막으로 실전에서 유용한 팁들을 정리하면, 카페나 식당에서 계산할 때 Addition, s'il vous plaît라고 하면 계산서를 가져다줍니다. 발음이 어렵다면 영어로 Check, please라고 해도 대부분 알아듣습니다.
카드 결제 시 Carte라고 하면 됩니다. 직원이 단말기를 가져오면 카드를 꽂고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서명하면 됩니다.
영수증은 꼭 챙기세요. 가격 오류나 이중 청구를 확인할 수 있고, 나중에 카드 명세서와 대조할 때도 필요합니다.
호텔에서 체크아웃할 때 카드로 예치금을 맡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없이 체크아웃하면 자동으로 취소되지만, 확인 차 영수증을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시내 관광지나 지하철에서 카드를 빼앗는 스키밍 범죄도 있으니 결제 시 카드를 손에서 놓지 마세요. 직원이 카드를 달라고 하면 직접 들고 기계에 대는 것이 안전합니다.
파리 여행은 신용카드 중심으로 준비하되, 화장실과 시장, 팁을 위한 소액의 현금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50유로에서 100유로 정도면 충분하고, 부족하면 현지 ATM에서 인출할 수 있으니 너무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마세요. 안전하고 편리한 파리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