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링고에서 150달러 준다는 메일, 진짜였습니다 — 온라인 시험 후기

스캠인 줄 알았던 메일 한 통

얼마 전 듀오링고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내용인즉, 시험에 2번 응시하고 설문에 응하면 150달러를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제 하다 하다 듀오링고를 사칭한 스캠 메일까지 오는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보낸 주소와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니 '설마…'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듀어링고 150달러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이버를 검색해 봤지만 후기가 전혀 없었습니다. 듀오링고 연속 학습 600일이 넘은 저로서는 '칭찬 메일 겸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구글에 영어로 번역해 검색해 보니, 레딧에는 심심치 않게 후기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급 금액이 100달러도 있고 50달러도 있어서 뭔가 믿음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후기가 있으니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 대금 입금을 핑계로 무리한 개인정보를 요구할 경우 언제라도 중단할 생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스캠을 하기 위해 2~3시간짜리 영어시험을 치르게 한다는 건 너무 무리한 설정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입니다.

진행 순서, 설문조사 → 1차 시험 → 2차 시험

1. 설문조사

간단한 설문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외국 설문 폼으로, 나의 학습 동기와 학습 수준을 확인하는 내용이었습니다.

2. 1차 시험

간단한 예문 읽기와 말하기, 그리고 틀린 문장 고르기와 수정하기 등의 문제가 제공됩니다. 1차 시험은 듀오링고에서 제공하는 링크를 통해 간단한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3. 2차 시험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 모든 영역에서 검사를 진행합니다. 이 2차 시험과 관련해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

2차 시험, 만만치 않습니다

시험 일정 잡기: Proctor360

설문조사에서 시험을 보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Proctor360에서 시험 일정을 잡습니다. Proctor360은 온라인 시험 감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각 기업의 승진시험이나 자격증 시험의 온라인 감독을 대행하는 곳입니다. 듀오링고가 시험 감독을 이곳에 의뢰한 것이죠.

문제는 시험 일정이 미국 시간 기준으로 나오기 때문에, 한국 시간으로는 대부분 새벽 시간대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예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듀오링고에 몇 번이나 문의한 끝에 주말 아침 9시로 겨우 일정을 잡았습니다.

시험 전 준비사항: 장비 점검과 신분증

시험 전에 마이크, 캠, 컴퓨터 성능 체크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시험에 응시할 수 없을 수 있습니다. 안내는 모두 영어로 되어 있고 한국처럼 자세하지 않아서 잘 알아보고 진행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진이 있는 여권이나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입니다. 시험 전 감독관이 채팅창으로 카메라에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안내합니다. 본인 확인 과정이 있으니 신분증 준비를 절대 잊지 마세요.

시험 시간: 정말 2~3시간 걸립니다

시험 안내에 2~3시간이라고 되어 있는데, 정말 그 정도 소요됩니다. 말 그대로 150달러 벌기, 쉽지 않습니다. 화장실도 미리 다녀오셔야 합니다.

카메라로 감시하기 때문에 "고개를 드세요", "화면을 보세요" 같은 지시가 수시로 옵니다. 이럴 때마다 즉각적으로 응해야 하고, 물론 모두 영어로 이야기합니다.

150달러, 어떻게 받았나

길고 긴 시험이 끝나고 4일 뒤에 메일이 옵니다. 저는 당연히 한국 은행 계좌로 돈을 받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선택 옵션이 정말 잔인할 만큼 적습니다.


비자(Visa)로 받거나, 혹은 기부하거나. 하하하, 웃음이 나옵니다. 저는 꼭 돈을 받아야겠기에 비자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자'라는 것이 가상 신용카드를 만들어 주는 방식입니다. 거기에 바우처로 150달러가 충전되어 있습니다. 돈을 확실히 받긴 받았는데, 한국에서 사용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아시다시피 한국 온라인 결제는 한국 신용카드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 비자 카드는 해당이 안 됩니다. 결국 알리익스프레스나 아마존에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걸 알고 좌절했습니다.

그러다 한 가지 방법을 찾았습니다. 애플페이를 이용하고 있다면, 애플페이에 등록해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다만 이것이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결론, 사기 아닙니다! 다만 주의는 필요합니다

혹시 여러분에게도 듀오링고에서 시험 제안 메일이 왔다면, 사기가 아닙니다. 한번 응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이를 사칭한 스팸 사기도 있을 수 있으니 항상 주의가 필요합니다. 다만 이런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 길고 긴 후기를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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