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라는 건 늘 설렘을 안고 시작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인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죠. 이번 여행도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폴란드로 떠나려던 계획은 아내의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인해 전면 취소하게 되었어요. 장거리 비행 자체가 무리가 되는 상황이라 더 이상 강행할 수는 없었습니다.
준비해두었던 폴란드 일정은 죄다 백지화. 이미 예약한 기차표는 취소하면서 20%의 수수료를 물어야 했고, 호텔 중 일부는 환불이 어렵다 보니 그냥 비용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렌터카는 무료 취소가 가능해서 약간의 위안이 되었죠.
인천공항 제2터미널, 첫 방문의 인상
폴란드행 비행을 취소하고 급히 계획을 틀다 보니, 다른 여정을 준비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공항은 가야죠. 인천 제2터미널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1터미널보다 훨씬 개방감 있고 동선도 직관적이라 이용하기 좋더군요.
대한항공 직항을 탔는데, 편리할 줄 알았던 비행이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이제 6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은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나 봅니다. 나이 탓일까요. 도착한 곳은 발리 덴파사르 공항. 이번이 벌써 세 번째 방문이라, 따로 안내 없이도 익숙하게 척척 나갈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팁 하나. 덴파사르 공항은 새벽 도착 항공편이 많고, 특히 호주발 비행기와 시간대가 겹쳐서 도착비자 발급 창구가 몰리는 경우가 많아요. 전자비자(e-Visa)는 꼭 사전에 준비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괜히 긴 줄에서 체력 소모하실 필요 없잖아요?
CRYSTALKUTA Hotel – 몸만 씻고 나가기 딱 좋은 숙소
발리에서의 첫날 밤은 CRYSTALKUTA 호텔에서 보냈습니다. 공항에서 가까운 데다 가격까지 착해서, 새벽 도착 일정에 정말 딱 맞는 숙소였어요. 솔직히 룸 컨디션을 기대하고 가는 곳은 아닙니다. ‘샤워하고 한숨 자자’는 마인드라면 아주 만족하실 거예요.
물론 그렇다고 지저분하거나 불편한 건 아닙니다. 단지 '딱 그만큼'이라는 거죠. 조식은 인도네시아 현지식이 기본인데, 나쁘지 않아요. 다만 유럽식 뷔페나 아메리칸 스타일 조식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단체 관광객이 많이 묵는 호텔이라 조금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해 주세요.
하지만 이 모든 걸 감안해도 가격이 모든 걸 용서합니다. 발리에서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여행자라면 만족하실 겁니다.
Kaiia Spa – 짧지만 강렬했던 60분
여행 중 피로를 풀기 위해 들른 Kaiia Spa는 구글 리뷰로 평이 좋아 기대를 품고 갔는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너무 인기가 많아서 원하는 시간에 예약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아쉽게도 60분 코스밖에 시간이 안 되어 이용했는데, 솔직히 90분은 해야 본전입니다. 내부는 입구만 보면 작아 보여도 들어가면 꽤 넓은 규모라 놀라실 거예요.
스위스 벨리조트 와투 짐바르 – 가성비로 선택한 사누르 숙소
이번 발리 일정은 가족여행이 아닌 ‘남자들끼리’의 여행이라 숙소도 자연스럽게 실속 위주로 골랐습니다. 사누르에 위치한 스위스 벨리조트 와투 짐바르도 그런 기준에 딱 맞는 호텔이었죠. 전반적으로 중저가이지만 서비스나 시설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조식 뷔페도 매일 조금씩 메뉴가 바뀌어서 지루하지 않았고, 수영장도 두 개나 있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다만 깊이가 1.5미터라 어린 아이들에겐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대신 아이들을 위한 얕은 수영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도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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