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로 가는 길, 오를리 공항에서 시작한 하루
파리에서 포르투로 가는 항공편은 샤를드골 공항과 오를리 공항, 두 곳 모두에서 탈 수 있습니다. 저는 에어프랑스를 예약하려다가, 가격도 부담되고 이동 거리도 멀어 굳이 샤를드골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대신 오를리 공항에서 출발하는 TAP 포르투갈 항공을 선택했습니다.
TAP을 저가항공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알고 보면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의 정규 항공사입니다. 저가항공이 아니라서 기내 수하물 캐리어도 기본 요금에 포함되어 있죠.
오를리 공항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깔끔한 인상에 만족했지만,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작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대기 공간도 좁고, 보안 검색대와 게이트가 불과 10미터 정도 거리밖에 안 돼 있어서 “이런 동선 설계를 할 줄이야!” 싶을 정도로 유럽식 실용성을 실감했어요. 비행기는 다행히 지연 없이 정시에 출발했습니다.
포르투의 맛을 한자리에서, Mercado Bom Sucesso
이번 포르투 여행은 두 번째 방문이라, 사실 별다른 관광 계획은 세우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아내와 함께하는 여행이라 여유롭게, 분위기를 즐기는 여행으로 정했죠.
그래서 지난번에 가지 못했던 Mercado Bom Sucesso를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이곳은 쉽게 말해 포르투갈 버전 푸드코트 겸 푸드마켓입니다. 현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포르투갈 각지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입맛이 달라도 한 곳에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곳이에요.
일식, 양식, 전통 포르투갈 요리까지 고루 갖춰져 있어서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고르면 됩니다. 현지 주민들도 많이 찾는 만큼, 너무 관광지스럽지 않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안개 속의 모두정원, 낯선 포르투의 밤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저녁 무렵, 야경을 보러 모두정원(Jardim do Morro)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는 날씨가 괜찮았는데, 막상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안개가 자욱하게 끼면서 앞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더군요.
평소라면 포르투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명소인데, 그날은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그 나름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지만, 아내는 “너무 무섭다”며 금세 숙소로 돌아가고 싶어 했어요.
지난번 여행 때 매일같이 들렀던 그곳이 이렇게 변하니 새삼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여행의 묘미는 이런 예상치 못한 순간들 아닐까요? 오늘의 안개가 우리를 막았지만, 다행히 내일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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